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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말의 품격 - 이기주 '책리뷰'

by 모여랑 2023. 3. 29.

말의 품격 - 이기주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둔감

'천천히 반응해야 속도를 따라잡는다.'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않고 가벼운 질책에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이 고수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바로 둔감력이다.

 

둔감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나의 상황을 알고 적은 건가 싶을 정도로 정곡을 찔린 느낌이라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곱씹어 적용해 봐야겠다. 타인에 말에 쉽게 낙담하고, 가벼운 질책에도 좌절하게 되는 나의 신념과 철학은 바탕이 없어 휘청이고, 행동하지 못하는 지금 나는 민감한 상황이다.

 

새 학기의 시작으로 놀이터 붙박이생활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엄마들과의 관계가 불편하다. 첫째의 경험으로 이것도 한 달 정도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 한 달은 정말 힘들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게 해줘야 한다는 마음과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매일 싸운다. 나는 왜 이렇게 새로운 사람과 사귀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까..

 

첫째 땐 불편해도 아이를 위해서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차도 한잔하자고 다가갔지만, 이렇게 열심히 사귀게 되어도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안 이 시점엔 먼저 다가가지도, 차 한잔 할 시간도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로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쥐어짜서 한마디 하게 되어 말을 주고받다 보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은 괜히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마음이 불편하다. 

본인이 어떤 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지를 자각하고 적절히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둔감력은 무신경이 아닌 복원력에 가깝습니다.

 

먼저 다가가지도 않으면서 한마디 내뱉은 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자각하고, 적절히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 '깊게 친해지지 못할 것이니 처음부터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니 입 밖으로 친절하고 따뜻한 말만을 내뱉고, 가시 같은 말이 돌아온다 해도 둔감하게 튕겨버리며 나의 행복한 시간을 지켜야겠다. 

 

관계 

'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 '

 

「인생은 작은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 없다. 사귐도 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가야 한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

 

관계를 너무 쉽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생과 관계는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쌓는 것인데 고작 한두 번의 만남으로 나를 환대해 주고 편안한 시간만을 요구한 나의 욕심이 아니었을까? 자주 마주치고 인사하면서 배려하는 말을 주고받으며 나와 당신들과의 관계를 쌓아가야겠다. 

 

재테크 책에만 파묻혀 있던 요즘 종잣돈을 모으며 말이 뾰족해짐을 느껴 손이 갔던 '말의 품격'은 불편했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책을 읽고 나를 파악하게 된 날, 나갔던 놀이터에서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니 이 책이 나에게 미친 영향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내가 했던 말 때문에 하루종일 신경 쓰이고 불편하다면 읽어보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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