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문장력 - 김선영
어른의 문장은 먼저 상대방을 경청해야 나온다.
아무리 내 말이 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해도 참는 훈련이 필요하다
말 끊는 습관 없애기
상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로채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찰스더버는 이처럼 대화 주도권을 자신에게 돌려놓으려는 욕망을 '대화 나르시시즘'이라 표현했다.
'요즘 따라 밤에 잠을 통 못 자'라는 친구의 메시지에 '무슨 걱정이 있어?'라는 말보다
'어? 나도 그런데!'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비슷한 상황과 사람을 만났다는 반가움, 너와 나의 공통점을 강조하며 친구에게 호감을 얻고자 하는
동기도 있었지만, 곰곰이 따지고 보면 대화 주도권을 잡고 싶었던 것 같다.
즉,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 역시 아이교육문제로 남편에게 상의를 하고, 남편이 아이와 얘기를 시작하면 그 잠깐을 못 참고 끼어들어 말을 하고 있다. 고쳐야지, 말을 말아야지 하고 있지만 어느샌가 상대방의 말을 끊고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말을 많이 하니 실수가 생기고, 말이 돌고 돌아 주제는 어느샌가 없어져버린다. 찝찝함만 남은 대화를 마무리한다. 나 요즘 왜 이러지? 했는데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고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다. 말을 끊지 말아야지 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지낸 하루는 정말 과묵한 사람이 되어 '화났어?'라는 말을 듣는다. 중간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친구의 심정을 헤아려서 그것을 넌지시 짚어주는 것이다.
그 순간 친구는 깊은 공감이 갈급했다. 그저 '지금 당신 마음이 이러하겠군요.' 알아봐 주면 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그걸 공감해 주면 된다는 건 안다. 이 대화법을 모든 사람이 쓴다면 다 오은영선생님이 되어서 내가 말하고 다른 사람은 다 듣고 '그랬구나', 또 다른 사람이 말하고 내가 '음~ 그래서 힘들었구나'라는 대화만 이어진다면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중간에 오고 가는 티카티카도 있어주고, 나의 생각을 좀 이야기할 수 있어야 주고받는 대화가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는 걸 가만히 듣고 있다가 '네가 그래서 힘들었구나. 고생 많았어.'라고만 한다면 고민을 열심히 말한 사람도 '얜 맨날 똑같은 말만 하네 듣기 싫은가?'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대화가 힘들어진다. 어른의 문장을 구사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꼭 필요하니 더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어른의 문장을 구사하는데도 경청, 아니 경독이 필요하다.
상대의 마음에 먼저 몸을 기울이는 것이다.
서로에게 유익하고 훈훈한 대화가 되려면 일단 상대방부터 헤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무리 내 말이 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해도 참는 훈련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말은 불쑥 튀어나오지만, 글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지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말의 주도권을 가지고 오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나는 참는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말의 주도권을 가지고 오려면 내가 말을 뱉기 전에 내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므로 상대의 말을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경청이 안 되는 상황이니 조언에도 진심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가 말을 시작하면 경청하고, 나의 이야기를 뒤로 미루고, 상대방을 헤아려 상황에 맞는 말을 하자. 이야기가 끝맺을 시기에 잘 맞춰 공감을 전한 후 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쉽지 않은 일이라 바로 바뀌긴 쉽지 않겠지만 일단 다른 사람의 말을 끊지 않고 다 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봐야겠다.
어른의 문장력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항상 주도적으로 말을 많이 하고, 말이 끊기는 상황이 불편해 아무 말이나 늘어놓던 과거의 내가 보인다. 쉼 없이 말을 하다 보니 집에 오면 항상 녹초가 되어 있다. 녹초가 된 상태로 했던 말을 곱씹으며 후회를 시작해 에너지를 또 쓴다.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곱씹을 말들이 너무 많다. 이런 내가 싫어 입을 다물어버리니 말을 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몸은 이미 어른이 되어있는데 어른의 문장력을 갖추지 못한 듯 해 부끄러워진다. 나는 정보를 잘 전달하는 위트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한순간에 어른의 문장력을 갖추진 못하겠지만 항상 나를 돌아보고, 배우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겠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기세척기 세제 _ 에코버 제로 (0) | 2023.04.25 |
---|---|
봄철 꽃가루 알러지로 눈간지러울 때 '아이클린 리드클리너' 리뷰 (0) | 2023.04.18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부자의 그릇 - 책리뷰] (0) | 2023.04.11 |
디지털피아노 '영창 커즈와일 MD-1' (0) | 2023.04.08 |
말의 품격 - 이기주 '책리뷰' (0) | 2023.03.29 |
댓글